코레일 청년창업 지원 프로젝트 ‘스테이션 청춘셰프’ 2호점 ‘구키빵’을 가다

창조경제의 열풍과 함께 이제는 더 이상 창업이 낯설지 않게 됐다. 이렇듯 창업과 창조경제가 우리 생활에 바투 다가오게 되면서 지차제 및 공기관 등의 독특하고 이색적인 창업지원프로그램들도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중 특히나 이목을 사로잡는 것은 코레일에서 진행한 ‘스테이션 청춘셰프’이다.

‘스테이션 청춘셰프’는 코레일에서 진행하는 ‘코레일이 청춘을 응원합니다’ 프로젝트의 2탄으로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맞춰 창업 지원을 목표로 진행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선정한 동반성장 우수사례이기도 하다.

스테이션 청춘셰프는 공개모집을 통해 응모한 총 35개팀을 대상으로 레시피 심사(1차)를 통해 15개팀을 선정하고, 맛 품평회(2차)를 통해 최종 5개 팀을 선발했다. 선정된 5개팀은 지난 11월 중순부터 대전역을 시작으로 오픈 중에 있으며 현재 대전역 1호점과 청량리역 2호점이 오픈해 있다. 그 중 필자는 청량리 역에서 2호점 ‘구키빵’을 운영하고 있는 ‘청춘셰프’ 서기산(26) 씨와 이국희(24) 씨를 만나 ‘스테이션 청춘셰프’와 청년 창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스테이션 청춘셰프’ 2호점 ‘구키빵’을 운영하고 있는 청춘셰프 이국희(좌) 씨와 서기산(우) 씨. 둘은 사촌형제지간이다.

Q. ‘구키빵’이라는 이름이 참 독특한데요. 어떤 뜻인가요?

A. 사실 특별한 뜻은 없어요. 저희는 기존에 있던 메뉴가 아니라 저희가 직접 개발한 메뉴를 팔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셰프(이국희 씨) 이름을 따서 구키빵이라고 지었어요.

Q. 아직 두 분 다 대학생 신분이라고 들었는데 우선 창업의 계기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A. 사실 시작은 굉장히 미미했어요. 그냥 대학 다니면서 전공공부를 하다보니까 어느날 너무 지루하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뭔가 다른 걸 좀 해보자’라는 생각에 취미삼아 친구한테 영상편집하는 걸 배워봤어요. 그러다 ‘영상을 직접 한번 찍어서 올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고 때마침 사촌동생인 국희가 있어서 바로 요리 영상을 찍어서 SNS에 올렸는데 반응이 꽤 좋았어요.

그 이후로 페이스북 여러 페이지에 요리영상 에디터로 활동하게 되었고 그러다 청춘셰프 공모를 보고 지원하게 돼 덥썩 창업까지 하게 된 거죠. 운도 조금 좋았고 시기적으로 여러 가지가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청량리 역에 오픈한 ‘스테이션 청춘셰프’ 2호점 ‘구키빵’, 인터뷰 진행일이 주말이라 손님이 붐벼 ‘구키빵’의 셰프 이국희 씨는 인터뷰에 함께 할 수 없었다

Q. 그럼 원래는 창업이 목적이 아니었나요?

A. 창업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하게 될 줄은 저희도 몰랐죠. 운도 물론 따랐지만, 이전에 요리영상을 만들면서 해왔던 것들이 다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코레일 청년창업 지원 프로젝트인 ‘스테이션 청춘셰프’를 통한 창업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A. 처음 공모 당시에 ‘레드’라는 토핑을 과일로 채우고 모양은 둥글게 한 토스트 메뉴를 출품했었어요. 기차역에서 승객 분들이 사먹기에 간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 심사위원 분들도 그런 점을 높게 사주신 것 같아요. 당시의 메뉴를 좀 더 발전시켜서 나온 게 ‘구키빵’이에요. 

‘스테이션 청춘셰프’ 공모 당시 출품작.(사진=코레일)

Q. 당시 경쟁팀들은 대개 순수 요리 전공자들로 구성이 되어있어 ‘스테이션 청춘셰프’ 공모에서 경쟁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구키빵만의 경쟁력은 무엇이었나요??

A.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경험도 물론 한몫 했지만, 가장 큰 경쟁력은 역시 이국희 셰프의 창의력과 경영관련 전공자인 저의 시너지가 아닐까 해요. 아무래도 요리전공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보면 메뉴에 대한 이견이 나올 수도 있고 그러면서 그 과정이 지체되거나 결과물이 안 좋아질 수도 있을 텐데 우선 저희는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메뉴 개발과 요리에 관해서는 셰프가 전담하고 저는 그 메뉴를 어떻게든 팔아서 셰프가 요리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게다가 이국희 셰프는 워낙 새로운 메뉴를 만들고 창의적인 시도를 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에요. 그러면서 실패를 많이 하지도 않아요. 새로운 메뉴 하나를 낼 때까지 혼자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계속 해보다 며칠 지나면 세네번 만에 메뉴를 완성해내요. 셰프의 힘이 컸죠, 하하.
 

‘스테이션 청춘셰프’ 개점식 당시 최연혜 코레일 사장(가운데)과 함께 찍은 사진.(사진=코레일)

Q. ‘스테이션 청춘셰프’ 선발 이후에 지원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A. 아무래도 기차역 내에 매장이다보니 특수상권이고 그래서 혜택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물론 저희 사비도 많이 썼지만, 담보금이나 임차보증금을 면제해줘서 초기비용도 많이 절약할 수 있었고 매장 인테리어 비용도 2천만 원 지원을 받았어요, 매출수수료도 조금 할인을 받고 있어요.

Q. ‘스테이션 청춘 셰프’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을 하고 실제 창업전선에까지 뛰어들게 됐는데 프로그램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좋은 점은 앞에서 다 말한 것 같은데, 하하. 이런 경험은 정말 돈 주고도 못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렇게나 많이 지원을 받고 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죠. 아! 저희 매장 담당해주시는 코레일 담당자 분이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 본인 매장 일인 것처럼 저희도 많이 챙겨주시고 작은 부탁을 드릴 때나 메뉴 개발 허가를 받아야 할 때는 물론이고 사소한 부분들 조언까지 해주시고 정말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계세요. 덕분에 저희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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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직접 설계했다는 구키빵 내부 인테리어. 열평 남짓 좁은 공간임에도 구석구석 신경 쓴 모습이 돋보인다.

아쉬운 점이라면 저희야 요리전공자에 경영전공자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 편이긴 한데, 다른 팀들은 거의 순수 요리전공자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매장 인테리어부터 창업 준비하는 과정 전반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었을 거에요. 물론 그것도 역량이긴 하지만, 창업과 관련한 기초교육 같은 것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이러한 창업활동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바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이루고 싶은 것은 약속을 지키는 거에요. 제가 저희 셰프한테 약속을 한 게 있어요.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저희 셰프 요리 먹게끔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요.

그리고 꿈은 앞에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인데 요리연구기업을 만들고 싶어요. 더 맛있고 더 재밌고 더 대중적인 그런 요리를 탐구하고 개발하는 기업을 만드는 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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