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대외홍보대사인 ‘블루’ 소속 학생들이 지난 6일 학교 주변 식당에서 기증받은 쌀 120㎏을 부산 초읍동 전국천사무료급식소 부산본부에 전달하고 배식지원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부경대 제공

부경대학교 학생들이 대학 인근 식당 100여곳에서 쌀을 기부받아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하는 이색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부경대는 학교홍보대사 ‘블루’ 등 학생 20여명이 지난 6일 사회복지단체인 전국천사무료급식소 부산본부와 아동보육시설인 동산원을 방문해 각각 쌀 80㎏과 40㎏을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학생들은 독거노인과 빈곤노인 대상 배식 지원, 급식소 설거지와 청소 등 봉사활동도 펼쳤다. 이 쌀은 부경대생들이 지난 1월 중순부터 3주간 부경대 인근 식당 100곳을 일일이 방문해 기부받은 것이다.

부경대와 학생들이 쌀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0년이다. 쌀이 필요한 사람은 언제든지 퍼갈 수 있는 쌀독인 ‘사랑독’이 부경대 대연캠퍼스 가온관 1층에 설치됐다. 학교 측은 자취하는 재학생은 물론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언제든지 퍼갈 수 있도록 120㎏의 쌀을 항상 채웠고, 쌀독은 24시간 개방됐다.

각종 기념행사 때는 축하 화환 대신 쌀을 기증받았다. 익명의 기부자가 쌀독을 몰래 채워놓기도 했다. ‘블루’ 소속 학생들도 ‘사랑의 쌀 기부 캠페인’을 벌이며 사랑독의 쌀을 채웠고 이때마다 학교 주변 일부 주민들과 식당 주인들이 선뜻 참여했다.

2015년 2월 블루 5기 대표 김대승씨가 설을 앞두고 주위 어려운 이웃에게 쌀을 전달하자고 제안하면서 쌀을 걷어 기부하는 행사가 시작됐다. 첫 해에는 식당 60곳에서 쌀 80㎏을 기부받아 부산 남구장애인복지센터와 수영구노인복지센터에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100곳에서 100㎏을 기부받아 떡으로 만들어 연제구 부산노인종합복지관과 복지법인 성애원 등에 전달했다.

학생들은 ‘부경대와 함께하는 집’이라는 스티커를 만들어 쌀을 기부한 식당의 계산대 혹은 입구에 붙여주며 감사를 표시했다. 식당들도 기부에 함께했다는 증표를 받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눈치라고 학생들은 전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허태경씨(신방과 3년)는 “해마다 쌀을 기부해 ‘부경대와 함께하는 집’ 스티커가 2개, 3개씩 붙은 가게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웃의 사랑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