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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부에 동참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늘 고생이 많으신 자원봉사자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최선을 다한 후에도 결과가 좋지 않을까봐 걱정하며 머뭇거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막을 뿐입니다. 혹시 실수를 했더라도 본인 스스로를 믿으세요. 반드시 다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많은 일들이 잘 될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를 꼭 믿으세요.  ^ㅡ^

 편견이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치는 생각을 말합니다.

한센병에 대한 편견은 한센병에 대한 지식과 학문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단순한 추측에 의해 사실을 판단하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한센병 환자는 물론이고, 한센병 환자와 가까운 의료진 그리고 일반 사회인들까지 모두 편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공포 때문에 생긴 것이 대부분입니다. 한센병 전문치료진은 "요즘 독감만도 못한 병인데도 잘못 된 인식과 편견으로 한센인을 보는 세상의 눈은 여전히 너무나도 차갑다"고 합니다.“세상의 편견과 벽을 넘어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에 복귀할 수있도록 한센병 환우들에게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주었으면합니다.

한센병에 관한 기본상식

현재까지의 의학적 연구로는 전염력이 있는 살아있는 나균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리팜피신을 1회 투여후 3-4일 후에 조직에서 나균을 분리하여 실험동물에 주입하면 증식을 할 수 없는 점으로 볼 때, 적어도 리팜피신 1회 투여로 99 % 이상의 나균이 죽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다항나제중에서 가장 살균력이 뛰어난 약제인 리팜피신을 1 회라도 복용한 사람은 전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다 ( Levy 등, 1976).

1) 우편물 소독과 환자들과의 악수

소록도 갱생원에서 나균의 전파를 막기 위하여 진료실이나 병실 등을 소독하는 것은 DDS 등이 사용되기 전시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만, 지금의 병력자, 의료진, 일반 사회인들의 인식으로는 1972년까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환자들의 우편물까지 소독을 실시하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의 하나이다. 환자들이 병원에 대한 불만을 담은 공개장을 소독하여 올리면 원장에게 전달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1953년경에도 기록이 되어 있었다 (소록도 80년사, 128 쪽, 1996년 발행).

이와 같은 무지와 편견이 해결된 것은 참으로 우연한 기회이었다. 당시 소록도병원에서 정형 및 성형외과 수술을 하고 있었던 다미안재단의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수술하고 진료하면서 고름이나 피가 튀어나와 묻어도 닦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소록도 80년사, 200쪽)는 내용과 이후로는 환자의 편지나 취급물품에 대하여 소독 같은 일체의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동서 200쪽).

2) 의료진의 진료 모습 

1941년 소록도 병원의 진료모습을 보면 의사, 간호사가 진찰할 때는 마스크, 장갑, 장화를 착용하였다는 기록과 사진이 있다 (소록도 80년사, 56쪽). DDS를 복용하기 전이라서 한센병이 낫는다는 생각이 없었던 1943년 까지는 전염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이해하지만 이들과 다른 태도로 한센병자를 진료한 의사들도 있었다. 물론 당시보다 훨씬 전인 1909년에 광주에서 선교하고 있었던 포트사이트나 윌슨, 오웬 같은 선교의사들이 환자를 맨손으로 진료한 기록이 나와 있는 점으로 보면 [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 채진홍 글, 한남대학교 출판부, 25 - 27쪽] 단순히 전염에 대한 공포 때문에 중무장을 하고 환자를 진료하였다기 보다는 한센병에 대한 자세한 과학적 상식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1955년 1월 한국의 나병실태를 돌아본 세계적인 나학자였던 Cochrane(코크레인) 이 국내의 환자들의 나병소를 맨손으로 만지는 첫 번째 사람이었다 (하용마, 1998) 는 기록으로 볼 때, 적어도 1955년 전에는 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한 상태로 진료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당시 다른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할 때, 일반 개원의는 물론 당시의 대학부속병원에서 근무하는 피부과 의사들이나 다른 과에서 한센병 환자를 진료할 때 마다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환자를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독 소록도에서만 이와 같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과연 소록도병원을 포함한 한센병 의사들은 언제부터 마스크와 장갑을 벗어버리고 나환자를 진료하였는가는 참으로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기록이 없어서 확인할 수 없지만, 선배의사에게 문의한바 1956년이  지나서야 마스크와 장갑 없이 직접 환자를 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3) 접촉기피, 미감아

나균은 접촉으로 전파된다. 나균은 호흡기로 전파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피부 접촉이든, 호흡기 감염이든 간에 나균을 배출하는 나환자와 접촉하였기 때문에 나병이 걸린 것이다. 따라서 예전에 건축된 한센병요양소를 보면 대개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지역과 의료진이 거주하는 지역을 나누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미국의 카빌요양소가 그렇고, 우리네의 소록도갱생원이 그러하였다. 한센병의 전염경로와 균의 전염력이 알려지고 나서부터 나환자와 악수를 한다든지 하는 간단한 접촉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환자와 가장 많이 접촉한 경우를 보면 환자의 자녀, 소위 말하는 미감아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환자의 자녀를 미감아라는 편견에 가득찬 용어로 부르기 시작했는지 살펴 보면, 朝鮮總督府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 소록도갱생원 년보 1936년 (소화 11년) 에미감아동 수용과 보육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1세부터 14세까지 모두 103 명의 아이들이 수용되어 있었다.

오늘날 나병에 대한 기본 치료방침은 외래진료가 원칙으로 되어 있고, 경우에 따라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자녀들 역시 더 이상 미감아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 중 특히 어머니가 치료중인 환자라고 할 찌라도 자녀를 격리시키는 일은 더 이상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부모와 자식을 분리시키는 비인간적 행위는 한센병에 대한 무지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과거, 해방이후 DDS를 활발히 사용하고, 치료효과가 좋아도 퇴원을 시키고 있었던 시기에도 아직까지 미감아를 분리시켰던 기록을 볼 수 있었다. 소록도 80년사를 보면, 1948년 경의 환자인 부모들과 미감아의 월례정기 면회에 관한 기록을 보면 미감아동은 바람을 등지고, 환자인 부모는 바람을 안고 서로 도로 양옆으로 갈라서서 면회를 하였다 (소록도 80년사, 109쪽) 는 기록이 있었다.

환자나 병력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가톨릭의대 한센병연구소 홈페이지나 전화상으로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은 소록도나 어디의 어느 마을에 가서 봉사를 하였는데, 손에 상처가 생긴 채로 봉사를 하였는데, 감염의 위험이 없느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하다가 해결할 수 없는 의문이 생겨서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진료실로 전화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센병은 전염병이지만, 접촉한다고 누구나 다 걸리는 병은 아니다.

채규태 (가톨릭의대 교수, 한센병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