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르신 한평생 삶 담은 자서전 대신 써드려요 | news | 2014-0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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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6ㆍ25전쟁,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태평양전쟁 말기엔 징병으로 끌려간 일본에서 미군이 투하한 폭탄 때문에 생사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4년 전 실버타운에 입주한 채규칠 씨(86)는 손자뻘 아이들에게 추억과 회한이 담긴 삶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풀어냈다. 한평생 삶을 조용히 반추하는 채씨의 자서전은 그렇게 한줄한줄 쓰여졌다.
보통사람들의 삶도 모두 특별하다. 자서전은 더이상 명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방학을 맞아 스펙 쌓기, 아르바이트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대학생들이지만 특별한 봉사로 삶을 채워가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13일 경희대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45명은 인근 지역 어르신들의 자서전을 써 주는 '인생은 아름다워, 함께 쓰는 자서전'이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세대 간의 교감으로 정서적인 안정과 함께 삶을 반추할 기회를 얻고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지혜를 배우자는 취지다.
이 프로그램은 경기도 용인시 경희대 국제캠퍼스 인근 한 실버타운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경희대는 지난 5월 참가 학생 모집 공고를 냈고 실버타운도 자서전을 남기고자 하는 입주 어르신들의 신청을 받아 9명을 선정했다.
이달 말까지 어르신들의 자서전 초안을 만든 뒤 교수 등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올 연말 책을 펴낼 계획이다.
채씨의 자서전 집필 작업에는 경희대 기계공학과 채종욱 씨(22),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과 정현영 씨(20) 등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씨는 "자서전을 쓰는 일은 누군가의 인생을 정리하는 일이기에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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