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자 부산일보 '조건 없이 건넨 100만원 벼랑 끝 삶 '희망'이 되다' 기사 내용.

생활고에 허덕이던 60대 남성에게 아무런 조건도 없이 100만원을 건넨 미담의 약사가 화제다.

부산일보는 21일자 '조건 없이 건넨 100만원 벼랑 끝 삶 '희망'이 되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절망의 끝에서 힘겹게 살던 60대 남성에게 희망을 준 뒤 훈훈한 이웃이 된 아름다운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때는 지난 2012년 11월 28일로 부산 중구 보수동 이현경(34) 약사가 약국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신세한탄을 하는 당시 69세 김 모씨의 애달픈 사연에 1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1990년대 말 IMF 당시 사업이 부도가 나 심한스트레스와 영양 부족 등으로 몸이 허약해져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 못해 생활고에 허덕였고, 몸이 아파 병원에서 링거를 맞다 팔이 마비되는데 이어 청각마저 약해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당시 약국에서 "생활비를 벌려고 파지도 줍고 온갖 잡일을 다했지만 100만원이 넘는 보청기를 살 수 없다"며 "귀만 잘 들리면 좀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텐데 답답해 죽겠다. 꼭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이 약사는 "그러면 작은 돈이지만 보청기를 사는 데 꼭 보태라"며 "다시 돈을 받지 않을 테니 용기를 내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사의 배려에 감동한 김 씨는 사흘 뒤 다시 약국을 찾아 차용증을 써 주며 "빌린 돈을 꼭 갚겠다"고 약속했고 이후 목욕탕 종업원 등으로 일하며 땀 흘려 번 돈을 매달 5~10만원씩 갚아나가 9개월만에 100만원을 모두 갚았다는 것이다.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약사는 "돈을 받기를 거부했으나 아저씨의 진심 어린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현재는 종종 약국에서 만나 서로의 살아가는 얘기와 건강상태를 물으며 돈독한 이웃으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약사공론 역시 지부 등을 통해 이 약사의 행방을 추적해 봤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약사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 말미에서 "약국 운영이 힘들 때도 있지만 작은 도움의 손길이 누군가에겐 큰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사를 접한 한 약사는 "이 약사가 보여준 선의야 말로 잊고 있었던 약국의 따뜻한 사랑방 역할이 아니었나 싶다"며 "아직까지도 이런 약사가 있다는 것에 가슴이 따뜻해 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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