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경운기에 이웃사랑 한가득 ◇이영은씨(오른쪽)가 21일 평창읍사무소를 방문, 어려운 사람에게 전해 달라며 쌀 80㎏과 현금 24만원을 차덕환 읍장에게 기탁했다.

평창 이영은씨 쌀·폐지 팔아 불우이웃돕기

평창 시각장애인 이영은씨 직접 지은 쌀 등 매년 기탁

평창읍 주진1리 이영은(71)씨가 자신이 직접 지은 쌀과 폐지 등의 판매수익금으로 해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하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씨는 21일 오전 자신의 집에서 4.4㎞ 떨어진 평창읍사무소까지 직접 농사지은 쌀 40㎏짜리 2부대를 경운기에 싣고 와 현금 24만원과 함께 차덕환 평창읍장에게 기탁했다.

이씨의 선행은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만 2010년부터 5년째로 그 이전부터 해를 거르지 않고 매년 연말에 이뤄졌으나 “지난해 몸을 좀 다쳐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좀 늦어졌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씨가 이 같은 일을 하게 된데 대해 “20대 때 형편이 어려워 사흘을 굶은 적이 있는데 그때 읍사무소에서 준 보리쌀 1말로 밥을 해 먹고 재기한 이후 꼭 은혜를 갚아야겠다고 생각한 뒤 처음에는 동네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가 수년 전부터 읍사무소에 기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각장애 6급으로 다소 불편한 몸이면서도 3명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혼자 살면서 1,980여㎡의 논을 경작하며 틈틈이 폐지, 고물 등을 모아 판매한 뒤 수익금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평창읍사무소 김은영 주민생활지원담당은 “오늘 가져오기 위해 어제 쌀을 찧었다고 하더라”며 “휴대전화 번호를 물었으나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경운기를 타고 떠났다”고 말했다.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