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행복동아리 '라온제나'

인하대 행복동아리 '라온제나'/이경민 기자

요즘 대학가에는 진로를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친구가 많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힘들어하는 이도 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삶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내 긍정적인 생각을 '훈련'하는 대학생들이 있어 주목받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인하대 행복동아리 '라온제나' 학생들을 만나봤다.

◇하루 5가지 감사한 일 공유하며 '행복 훈련'

지난해 전영 인하대 사회학과 교수의 '행복학과 자기 이해'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이 모여 지난 3월 라온제나를 창립했다. 라온제나는 순우리말로 '즐거운 나'라는 뜻이다. 동아리 회장을 맡은 김아영(국제통상학과 3)씨는 "인하대 학우들의 긍정적 에너지가 캠퍼스에 넘쳐 흘렀으면 좋겠다"며 "행복도 끊임없이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성훈(프랑스언어문화학과 3)씨는 "주변에 많은 대학생이 부정적 사고에 익숙하고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만 집중한다"며 "'남과 비교하는 나'가 아닌 진심으로 '즐거운 나'를 발견하고 싶다"고 전했다.

행복동아리 학생들은 매일 5가지 감사한 일을 적어 SNS에 공유한다. 정승원(산업경영공학과 3)씨는 "아침에 어머니께서 밥상을 차려주시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는데, 이제는 이러한 사소한 일까지도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영우(경제학과 2)씨 역시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최근 충남 태안 해변에서 쓰레기 줍기 자원봉사를 시작하며 사소한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친구 등 멀어진 관계 치유

대부분 대학생은 막연하게 '내가 원하는 것(취업)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백운기(전기공학 2)씨는 "행복과 취업은 상관이 없다"며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고 긍정적인 생각을 할 줄 알아야 자기의 삶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행복 훈련은 사회에 나가기 전 일종의 맷집 키우기"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몸을 단련하는 운동은 많이 하지만, 마음 근육을 단련하는 훈련은 하지 않아요.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사회에 나간다면, 주저앉고 싶을 때 다시 힘차게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라온제나는 평소 소원했던 사람과 관계를 풀어나가는 관계 회복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백씨는 "나를 포함해 많은 친구가 가족과 관계가 좋지 않더라"며 "아버지께 자주 감사 편지를 써 어색한 부자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온제나' 회원은 목요일마다 모여 '행복 훈련' 활동사항을 공유한다. 김씨는 "앞으로도 '자기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기' 'MBTI검사로 자신 알기' 등 여러 가지 행복 관련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연히 맛있는 음식점을 발견한 것도, 길거리에 아름다운 꽃이 만개한 것도 모두 다 감사하다"며 "사소한 일에도 행복해하는 '행복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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