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조금 일찍 뛰어들었을 뿐"…시민 2명도 구조에 동참

저수지에 몸을 던진 70대 노인을 한 시민이 물에 뛰어들어 구조했다.

15일 오후 3시 30분께 전주 아중저수지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 김문철(50)씨는 저수지로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옆에 있던 딸이 어떤 할아버지가 물에 뛰어들었다고 하자 김씨는 딸이 가리킨 곳을 쳐다봤다.

10분 전 자신의 옆을 지나갔던 이모(75)씨가 물에 빠져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고, 노인이 떨어진 곳에는 신분증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저수지로 나들이를 나온 시민 20여명은 어쩔줄 몰라 이씨의 투신을 보고 발만 동동 굴렀다.

다급해진 김씨는 급히 뛰어가 구명튜브를 던졌으나, 이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뒤였다.

김씨는 주변에 있던 시민에게 "119에 신고해달라"고 외친 뒤 주저 없이 저수지로 뛰어들었다.

평소 스쿠버다이빙을 취미로 즐겼던 터라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던 김씨는 먼저 던져 놓았던 구명튜브에 이씨의 몸을 끼웠다.

입술이 파랗게 변해가는 이씨를 본 김씨는 좀 더 속도를 내서 10ｍ가량을 헤엄쳐 저수지 변에 다다랐다.

김씨가 이씨를 데리고 저수지 변에 도착하자 시민 2명이 이씨를 물 밖으로 끄집어 냈다.

김씨와 시민 2명은 이씨를 살리려고 수십 차례 심장마사지를 하고 팔다리를 주물렀다.

그러자 이씨의 이식이 점차 돌아왔고 때마침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저수지에 뛰어든 것뿐"이라며 "119에 신고하고 함께 응급조치를 했던 시민이 없었다면 혼자 버거웠을텐데 천만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