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극 소방위

경북 영덕 한 해수욕장에서 가족과 함께 쉬던 소방공무원이 이안류에 휩쓸려 위기에 빠진 30대 남자 2명을 구조했다.

영덕소방서 119구조대에 근무하는 김병극(45) 소방위는 비번인 지난 26일 오후 1시께 영덕군 병곡면 덕천해수욕장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중 멀리서 '살려 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사고가 터진 것을 직감하고 해변으로 달려가 보니 해수욕을 하던 남자 2명이 갑자기 발생한 이안류에 휩쓸려 먼바다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사촌 간인 두 사람 중 한 명이 다리에 쥐가 난 상태에서 속수무책으로 파도에 떠밀려 가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해안으로 밀려오다가 갑자기 먼 바다로 빠르게 되돌아가는 이안류에 휩쓸리면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쉽게 빠져나올 수 없어 피서철 인명 피해의 주원인이다.

해수욕장 개장 전이라 주변에는 도움을 청할 구조 인력이나 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김 소방위는 머뭇거릴 틈이 없다는 판단에 본능적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70∼80ｍ를 헤엄쳐 두 사람에게 다가간 그는 심하게 탈진한 사람을 먼저 잡고, 탈진 상태가 덜한 사람은 옷자락을 잡은 상태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해변으로 끌고 나왔다.

1시간에 걸친 사투로 온몸이 파김치가 됐지만, 응급처치까지 하고 119에 연락했다.

영덕 아산병원에서 간단한 진료를 받은 이들은 가족과 함께 쉬는 중에도 거친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바다에 뛰어들어 생명을 구해준 김 소방위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귀가했다.

김 소방위는 "사람이 위험에 처해 있으면 구하는 게 소방관의 임무인데 비번일이라고 다를 게 없다"며 "소방관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