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성화봉송 주자 장한솔군

희귀병을 앓고 있는 충남 아산의 초등학교 6학년 장한솔(12)군이 엄마와 함께 제97회 전국체전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다.

한솔군은 골격근의 퇴화가 진행돼 근육이 약해지고 장애를 가져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근육병 일종인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다. 걸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엄마 김희정씨는 학교에 갈 나이가 됐지만 근육이 없어 뛰거나 계단 오르기를 할 수 없는 아들을 보며 수없이 눈물을 삼켰다.
 

장한솔군이 부모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들과 학교를 같이 다니겠다고 각오한 엄마는 매일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솔이의 상태는 더 나빠졌지만, 학교의 배려로 아들을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어 다행히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

그러나 한솔이에게도 여느 아이처럼 사춘기가 찾아왔다. 한솔이는 자신의 병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학교생활이 끝나고 집으로 오면 가족과 있기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살고 있는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성화봉송 주자를 모집한다는 기사를 봤다.

엄마는 곧바로 성화봉송 주자를 신청했다. 엄마와 아들은 오는 6일 아산시 탕정면 아산 트라펠리스 삼거리에서 지중해 마을까지 400m 구간에서 전국체전 성화를 봉송한다. 전국체전 성화봉송 주자 선발은 만15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지만 특별한 사연을 알게 된 충남도가 선뜻 한솔군 모자를 주자로 선발했다. 모자는 희망이란 두 글자를 가슴에 품고 함께 달릴 꿈에 부풀어 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