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병변 장애우 박현호 군 웃게 한 기업 멘토링 | news | 2014-07-16 |
지난 5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4 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뜻깊은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열린 대회 시구를 휠체어를 탄 고등학생이 맡았다. 주인공은 올해 18살인 박현호 군.
휠체어농구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코트에 들어선 박군은 전 세계 16개국에서 경기를 보러온 관중들의 박수 세례를 받았다. 잠시 굳은 표정이던 박군은 금세 활짝 웃으며 박수에 화답하듯 골대를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마음속에 항상 간직하던 농구선수라는 꿈에 한발짝 다가선 듯한 표정이었다. 공은 기운 좋게 허공을 갈랐지만 링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다.
시구를 마친 박군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이제 믿는다"며 "자신감이 한껏 높아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박군은 이어 "경기에 뛰면 골을 넣을 수 있을 듯하다"고 농담을 해 곁에 있던 어머니의 환한 웃음을 이끌어냈다.
선천적으로 뇌병변 장애를 갖고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했던 박현호 군은 어느 날 휠체어 농구경기를 우연히 접했다. 일반 농구 경기 못지않게 활동적이던 휠체어 농구선수는 그 순간부터 박군에게 '장래희망 1호'가 됐다.
그러나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으로 박군의 꿈은 현실과 먼 이야기이기도 했다. 박군의 어머니에게도 안쓰러운 일이었다. 그러던 중 박군과 박군의 어머니는 2010년 '두드림U+요술통장'을 접하게 됐다. 두드림U+요술통장은 LG유플러스가 장애가정 청소년에게 고등학교 졸업 시점까지 독립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링 프로그램. 장래희망 1호에 가까워지는 발걸음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올해 인천에서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가 열린다는 뉴스를 접한 것도 박군의 운이었다. 박군은 어머니에게 "눈앞에서 생생하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마침 대회의 후원사는 LG유플러스였고 박군의 어머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LG유플러스 CSR팀에 "대회를 볼 수 있을까요?"라는 수줍은 부탁을 전하기에 이르렀다.
박현호 군의 꿈은 멘토링프로그램을 통해 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닿았다. 사연을 들은 조직위원회는 훨씬 적극적으로 현호 군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결국 현호 군은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농구코트에 서게 됐다. 현호 군의 어머니는 "뜻하지 않게 현호의 바람을 LG유플러스 멘토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이런 자리를 마련해줬다"며 "현호가 농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불과 몇 년 전에 알았는데 현호가 꿈에 그리던 자리에 서게 돼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또 현호군의 어머니는 현호 군이 얼마 전 받은 선물로 감동받은 일을 이야기했다. 그는 "현호가 좋아하는 선수가 LG세이커스 농구단 소속이라 사인 한 장을 받고 싶다고 했더니 해당 선수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까지 유니폼과 농구공, 모자를 선뜻 보내주셨다"며 "몸을 움직이는 게 완전 자유롭지 않지만 현호가 좋아하는 스포츠에 대한 희망이 다른 분들의 선의로 하나씩 이뤄지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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