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종효 할머니의 남동생이 매산고 정창용 교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순천매산고 제공)/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순천매산고, 강창원 장학금 운영키로

80대 할머니가 고인이 된 남편의 모교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 1억원을 전달했다.

21일 전남 순천매산고등학교(교장 정창용)에 따르면 지난 19일 80대의 이종효할머니가 남동생과 함께 학교를 찾아와 장학금 1억원을 기탁했다.

이씨는 4년전에 작고한 남편 강창원 목사의 유지를 받들어 장학금을 기부하게 됐다. 이씨는 이날 자신이 알려져서는 안된다며 한사코 사진을 찍는 것을 사양했고, 결국 함께 온 남동생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고인이 된 강 목사는 1922년 매산학교(매산고의 당시명칭)를 졸업한 후 순천시 남내동에 강창원 산부인과를 운영했으며 이후 서울에서 목사로 활동했다.

이씨는 "고인은 학교에서 배운 신앙과 지식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받았고, 이를 나누고자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평소 바라던 바를 이루게 돼서 기쁘다"며 "어려운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창용 교장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강창원 장학금을 운영하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할 것"이라며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 강창원 목사는 젊은 시절에 신간회 간부였던 박용희 목사와 순천중앙교회 황두연 장로의 지도를 받아 독립자금 마련과 신사참배 거부를 위해 자기 집에서 원탁회의(대책회의)를 하다가 일본 경찰에게 발각돼 옥고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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