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장애인의 날… 자선 첼로독주회 여는 배일환 교수

16년째 장애인과 함께 연주회

코로나로 올핸 온라인 생중계

중증 연주자 취업 적극 지원도

“자폐인 공연 보고 깨달음 얻어

장애인 음악교육 길 가게 됐죠”

“장애는 그저 다른 것이고 불편함일 뿐입니다. 장애인들의 연주를 들어보시면 노력과 열정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실 거예요.”

오는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과 함께 나눔콘서트와 자선 첼로독주회를 개최하는 이화여대 음대 관현악과 배일환(56·사진) 교수는 “음악적 재능을 나누는 콘서트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 힐링 파워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16년째 장애인과 함께 연주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사람들을 위해 뷰티플 아카데미 소속 장애인 연주자들의 공연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송출할 예정이다. 이어 26일에는 이화여대 김영의홀에서 자선 목적의 독주회를 열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수익금 전액은 이화여대 특수교육과에서 창업한 자폐 디자이너 기업 ‘오티스타’의 디자인 제품 구매에 활용되며, 구매한 제품은 문화외교 자선단체 뷰티플마인드와 미혼모 생활시설 ‘애란원’에 기부된다.

그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음악으로 허무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는 ‘뷰티플마인드’의 총괄이사로서 2006년 설립 초기부터 함께하고 있다. 뷰티플마인드는 전 세계를 돌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서 음악을 선사하는 ‘뷰티플 콘서트’와, 장애인과 저소득층 대상 음악교육을 진행하는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로 유명한 단체다. 지금까지 세계 90여 개국에서 400회가 넘는 자선 연주회를 열어 5억 원이 넘는 기부금과 물품을 현지 소외계층들에게 전달했다. 관현악과 국악, 성악 등 음악 장르를 넘나들며 세계 곳곳에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공연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해외 연주회를 열지 못하는 대신 배 교수는 지난해부터 뷰티플 아카데미 소속 중증 장애인 연주자들의 취업 지원에 공을 들여왔다. 배 교수의 노력으로 외국계 중소기업 등에 올해 8명이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배 교수가 처음 장애인과 함께하는 공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연구교수로 있을 때였다. “자폐 장애인들의 공연 연주를 우연히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세계 어느 유명한 대가의 연주보다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연주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순 없을까’란 고민이 클 때였는데 깨달음을 얻었어요.” 당시 미국에서 배 교수가 시작한 장애인 교육과 연주회는 현재 뷰티플마인드의 모태가 됐다.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교수로서뿐 아니라 장애인 음악교육, 나눔 콘서트, 자선 연주회 등을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배 교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성공을 한다면 네 것이 아니며, 남이 없는 물질이나 재능, 건강을 갖는다면 사회와 함께하라’는 가르침을 주셨어요”라고 말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