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지도해 온 차영규·임인숙씨 부부 전시관 마련

두달간 열리는 개관전 13명 참여 수채화 등 25점 소개

‘그림 그리는 할머니들이 사는 마을'로 유명한 강릉 강동면 언별리 장적골에 27일 작은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마을 할머니들의 전시회가 시작된 것이다.

2009년 장적골 마을에 정착한 차영규(75) 강릉원주대 명예교수와 임인숙(75) 서예가 부부가 자신들의 작업실을 작은 갤러리로 만들어 이날부터 두달간 마을 할머니들의 작품을 소박하게 걸고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개관 전시는 장적골 13명의 마을주민이 농사일 중에도 틈틈이 그려 온 수채화 작품 15점과 합죽선 작품 10점을 전시한다. 화가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은 76세. 그러나 열정만큼은 젊은이들 못지 않다. 2개월 동안의 개관전이 끝나면 팔순이 되는 이귀영 할머니의 팔순 기념전도 열릴 예정이다.

장적골 할머니들이 그림을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차영규·임인숙씨 부부가 할머니들에게 그림뿐 아니라 한글과 서예도 가르치면서 전시회도 열고 공부한 그림과 글로 2018년 ‘장적골', 2019년에는 ‘언별리 황혼의 삶' 화문집도 만들었다. 전시회에, 책도 펴내고, 마을 입구를 할머니의 그림으로 장식하고, 이제는 작은 갤러리까지 문을 여는 등 예술로 농촌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서숙례(79) 할머니는 “못 배웠던 글을 배워 초등학교 졸업장도 받고, 그림을 그려 전시회도 열었다”며 “교수님 부부를 만나고 제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고 활짝 웃는다.

차영규·임인숙씨 부부는 “개관행사는 하지 않지만 누구나 잠시 들러 할머니들의 소박하지만 진솔한 그림을 보고 가길 바란다”며 “할머니들이 자신감과 활력을 얻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