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땅이지만 함께 해서 외롭지 않았어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원주시 문막읍 (사)함께하는 공동체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열린 `외국 친구들과 함께하는 설맞이행사'에서 중국인들이 자국 만두 `수이지아오'를 선보이고 있다. 원주=오윤석기자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13년째 공동 설잔치 마련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원주시 문막읍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센터에서는 윷놀이 등 전통놀이와 레크리에이션이 한창이었고 40여명의 외국인은 삼삼오오 모여 게임에 참여하거나 새해인사와 그동안 담아둔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한쪽에는 한국의 대표 설 음식인 떡국과 약식부터 중국식 새해 만두, 캄보디아 전통 커리, 베트남, 네팔, 스리랑카의 명절음식 등 각국 전통음식이 올라간 다문화 명절상이 차려졌다. 특히 각국의 음식은 모두 원주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가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담아 직접 정성껏 만들어 특별함을 더했다.

2003년 시작돼 어느덧 13년째 이어지고 있는 `함께하는 공동체 설 잔치'는 (사)함께하는 공동체가 매년 추석과 설날 원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열고 있는 지역 대표 외국인 명절행사다.

최철영 센터장은 “온 가족이 모여 즐겁게 보내야 할 명절이지만 이국땅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명절이 오히려 더 쓸쓸한 시간”이라며 “이들이 함께 모여 풍성함을 나눌 수 있도록 잔치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명절잔치는 센터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외국인들이 각자 역할을 분담해 마련한다. 이날 만두를 빚었다는 한 중국인 근로자는 “중국에서는 새해면 가족이 모여 복을 기원하며 만두를 먹는다”며 “비록 가족들은 못 보지만 센터에서 만난 또다른 가족들과 모여 명절을 보내니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최 센터장은 “홀로 명절을 보내는 외국인들에게 명절잔치가 조금이라도 위안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