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군 현남면 입암리에 거주하는 김영규씨(86·왼쪽)가 7일 양양군청을 방문해 명아주 지팡이 100개를 기부한 후 김진하 양양군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양군 제공
팔순을 넘긴 할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지역 노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2년째 직접 기른 명아주로 사랑의 지팡이를 만들어 자치단체에 기부하는 등 남다른 베풂을 실천하고 있다.

강원 양양군은 현남면 입암리에 거주하는 김영규씨(86)가 지팡이 100개를 기부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김 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손수 제작한 지팡이 100개를 양양군청에 기부한 바 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더 많은 지역 노인들에게 지팡이를 나눠주기 위해 주재료인 ‘명아주’도 직접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름과에 속하는 일년생초본인 명아주의 줄기는 1m 이상 위로 곧게 자라는 특성이 있다.

다 자란 명아주 줄기는 가볍고 단단해 예부터 지팡이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됐다.
 

강원 양양군 현남면 입암리에 거주하는 김영규씨(86)가 7일 양양군에 기부한 명아주 지팡이. 양양군 제공
김 씨는 “명아주 지팡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3시간 정도 솥에서 삶아 말린 뒤 사포로 일일이 매끄럽게 다듬어야 하는 등 섬세한 가공 과정을 거치야 한다”며 “솔직히 힘들긴 하지만 지역의 노인들을 위해 당분간 계속 지팡이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사람에게 좋게 쓰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이 있다”며 주변의 칭찬에 고개를 내 저었다.

양양군은 이날 김 씨가 기부한 명아주 지팡이를 읍·면과 노인복지관을 통해 필요한 노인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할아버지께서 지난해 기부한 지팡이를 사용했던 주민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며 “고령에도 불구하고 선행을 이어가고 계신 할아버지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