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거주 노인 우울감 낮추고 자존감 높이려 시작 

'봉숭아 학당' 수료식 댄스 공연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이 홀몸노인을 위한 돌봄 행사를 시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8일 구미시에 따르면 상모사곡동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관으로 지역 원룸에 사는 70∼80대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일명 '봉숭아 학당' 행사를 추진했다.

5월 17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홀몸 노인 15명이 참여해 새마을운동 테마공원과 다랭이밭 등을 배경으로 음악·동작 치유, 1박 2일 숲 체험 여행, 꽃·텃밭 가꾸기, 공예 등을 했다.

참여 노인들은 테마공원 내 모의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옛날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수업을 즐겼으며 지난 15일 열린 수료식에서 도자기 등 그동안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댄스 공연을 했다.

지난 8일 '봉숭아 학당 리마인드' 행사에서는 참여 노인들이 곱게 화장하고 하얀 드레스 차림으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는 등 젊은 시절을 되살리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봉사단체 '사랑을 나누는 다리' 회원들은 봉숭아 학당 학생들과 결연해 장미꽃을 선사하며 상대역으로 사진을 찍고 지속해서 관심과 사랑을 실천하기로 했다. 

'봉숭아 학당' 졸업사진 촬영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봉숭아 학당 개강과 함께 참여 노인들은 테마공원 다랭이밭에 꽃과 채소 6천여 모종을 심었다. 모종마다 각자의 이름표를 달아 채소를 키우며 정서적 안정감을 누렸다.

지난달 14∼15일에는 국립칠곡숲체원으로 1박 2일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노인들은 한지등(韓紙燈) 만들기, 숲 체험 등에 참가하고 동창생으로서 친밀감을 높였다.

이밖에 봉숭아 학당 참여 노인들은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음악 치유, 통합예술 동작 치유, 힐링 댄스와 건강 체조 등을 하며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관절을 보호·치유하는 방법을 익혔다.

반장을 맡은 이상덕(76)씨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성인 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분이 많았는데 신체 돌봄으로 뭉친 근육과 휜 뼈를 교정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상모사곡동 관계자는 "홀몸노인들의 우울감을 낮추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참여한 어르신들이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여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봉숭아 학당' 노인들 드레스 입은 모습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