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알사탕’ 등으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 백희나가 21일 첫 개인전을 여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들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그림책은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제공
■ 첫 개인전 ‘구름빵’ 백희나

캐릭터·세트 등 140여점 선봬

“정말 열심히 했다는 생각 들어

전시회 보고 창작욕 생겼으면”

“저작권 기본은 작가존중 문제”

“그림책은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동안 해온 작업들을 보면서 ‘정말 열심히 했구나’ ‘난 떳떳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름빵’ ‘알사탕’ 등을 내고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아동문학작가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ALMA·Astrid Lindgren Memorial Award)을 수상한 그림책 작가 백희나가 첫 개인 특별전을 연다. 22일부터 10월 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에는 그가 20년간 작업한 11개 그림책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세트 등 140여 점의 작품이 선을 보인다. 백 작가는 21일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년간 작업해온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관람객들이 예술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 형태로 또 다른 창작을 했다”며 “힘들었지만 그간 제 책을 사랑해주신 독자분들에게 전하는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 작가의 그림책들은 종이와 섬유, 스컬피(sculpey·찰흙처럼 물렁해 형태를 만든 뒤 열을 가하면 딱딱하게 변하는 성질을 가진 물질)를 이용해 캐릭터 인형을 만들고 미니어처 가구 등을 직접 제작해 꾸민 세트를 한 컷 한 컷 촬영한 사진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 이번 전시에선 실제 촬영에 사용됐던 인형과 세트들을 볼 수 있는데 세부 묘사가 무척 정교하다. ‘알사탕’ 속 동동이네 집은 베란다의 호스부터 신문지, 리모컨, 에어컨까지 작은 소품 하나하나가 진짜 같다. 백 작가는 “이번에 인테리어 공사를 다시 한 셈”이라며 “에어컨도 다시 달고 걸레받이까지 만들었다. 이런 디테일들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달 샤베트’의 아파트. 열두 가구 내부 모두에 각각의 집안 풍경이 담겼다.

백 작가는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전시를 본 이들이라면 나도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창작 의욕이 생기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구름빵’ 저작권 문제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던 그는 최근 ‘검정고무신’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기본적으로 존중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기본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최고라고 생각하고 자랑스러워하고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자세에서 시작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