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소리산타령 이수자 윤정숙씨, 전통음악 대중화 목표로 호흡

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이수자인 윤정숙씨는 '전통음악의 대중화'를 목표로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있다. 곽우석 기자

"나눔·봉사를 실천하며 우리의 소리를 보급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이수자인 윤정숙(55)씨는 '전통음악의 대중화'를 목표로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다 수년전 세종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그는 산타령 보존·계승을 위해 지역 곳곳을 누빈다.

최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금남면 소재 전통찻집 '풍류아리랑'에서 만난 그는 "국악 공연의 저변 확대와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 우리의 소리를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소리는 입창(立唱), 즉 서서 하는 소리를 말한다. 선소리산타령은 서울·경기 지역과 서도지방에서 불리는 잡가 중 서서 소리하는 선소리의 대표 곡목이다. 국가 지정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우리 고유 전통음악으로서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금남면 소재 전통찻집 '풍류아리랑'에 모인 예술인들. 윤정숙씨 제공

윤씨는 40대 초반의 나이에 소리에 입문한 '늦깎이 소리꾼'이다. 서울에서 외식사업으로 성공했으나 건강을 잃었고, 투병 생활로 인한 우울증까지 겹쳤다. 그런 그를 살린 건 우리의 '소리'였다. 친구의 권유로 소리에 입문했다는 그는 "마약과도 같았다"고 저간을 돌아봤다.

세종에서 선소리산타령 연구보존회를 설립해 지부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경기민요를 매개로 대중과 더 가까이에서 공감하고 싶었다고 한다. 지역에서 찻집을 운영하며 소리를 알리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풍류아리랑은 먹고 마시는 식당과 공연장을 결합한 특색 있는 곳이다. 처음엔 도담동에서 시작했다가 최근 금남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찻집 한 가운데는 커다란 모니터와 함께 노래방 기기가 설치돼 있다. 분위기에 따라 수시로 공연을 선사하는 마당이다.

직접 장구를 연주하며 다양한 우리 소리를 들려주고, 때로는 저마다 끼와 재능을 발휘하는 손님들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예술인들을 초대해 소규모 공연을 진행한 것도 여러번이다.

그는 지역 곳곳에서 문화 공연을 펼치는 등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소리 보급을 위해 후학을 양성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엔 처음으로 선소리산타령 발표회를 열었고, 전수자를 개인 교습하고 있기도 하다.

윤씨는 "예술을 통한 나눔과 봉사로 역사와 전통이 깊은 선소리산타령을 곳곳에 보급할 것"이라며 "우리 소리를 널리 알리는 데 기회가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