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장애 83세 할머니, 검정고시 합격… "내년엔 중·고교 검정고시" news 202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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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초등학교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 강탁자 씨

강탁자 씨.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 제공.
강탁자 씨.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 제공.


"내년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도 합격하고 싶습니다."

충남지역에서 1165명이 응시해 지난 8월 8일 치러진 '제2회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합격한 강탁자(83, 천안시) 씨의 소감이다.

그는 10여 년 전 오른쪽 눈을 실명한 장애를 극복하고 도내 합격자 891명 가운데 초등분야 최고령에 이름을 올렸다.

강 씨는 지난 6월 공부를 시작해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졸업자격을 얻었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3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중학교를 졸업했어요. 검정고시를 응시하기 위해 졸업증명서를 발급받으려고 했는데, 제가 초등학교를 다닌 사실조차 증명할 수가 없는 거에요."

결국 초등학교 과정부터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80이 훌쩍 넘은 고령에 실명한 오른쪽 눈과 자주 느끼는 어지러움 등으로 공부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그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충남시각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어르신이 신체적 약점에도 집중력이 굉장히 좋다. 또 상식이 풍부해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는 금방 합격하리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강 씨는 복지관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수업 받으며 예습으로 중학교 과정도 함께 듣는 강행군을 마다하지 않았다. 평소 틈날 때마다 기출문제를 생각하고 답을 기억해내는 풀이를 계속했다는 것.

그는 "처음 국어를 풀 때 어려웠어요.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지문이 길어 다 읽고 보기를 고르려 하면 지문이 기억이 안 나는 거 있죠. 적응할 때까지 많이 힘들었어요"라며 웃었다. 또 검정고시에 합격해 아산에 사는 아들 부부도 많이 기뻐했다고 자랑했다.

강 씨는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 외에도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스무 살 이후로 평생 동안 일해온 의상실 작업에 대한 노하우와 생활의 지혜를 글로 엮어내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으며 집에서 간단한 바느질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며 "나이가 더 어리면 대학교 국문과를 다녀보고 싶은데"라고 말했다.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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