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중·군산한들고·군산여상 특수반 학생들 참여 

김장 김치 담그는 학생들 [농업회사법인 만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늘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우리 힘으로 기른 채소와 배추로 담근 김치를 이웃들에게 나눠줄 수 있어 뿌듯해요."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인 A(18)양은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 김치를 나눈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25일 군산 옥구읍 행정복지센터에는 아주 특별한 김장 김치가 배달됐다. 이 김치는 군산중학교, 군산한들고등학교,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특수반 학생 26명이 직접 텃밭에서 기른 배추 등 채소로 만들었다.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 학생은 지난 3월부터 옥구읍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만나'의 돌봄농장에서 배추, 무, 파, 갓 등 각종 채소를 길렀다. 3개 학교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돌아가며 주 3회 텃밭을 관리했다.

농사를 지은 학생들은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겨울철 어려운 이웃에게 김장 김치를 나누겠다는 생각에 한 해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텃밭을 일궜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에 밭작물 절반이 피해를 입었을 때도 농사를 포기하지 않았다.

A양은 "내가 직접 키운 채소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며 "앞으로도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전달한 김장 김치는 옥구읍에 있는 홀로 어르신 등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됐다.
 

옥구읍 행정복지센터에 전달된 김장 김치 [농업회사법인 만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김장 나눔은 단순히 물질적 지원을 넘어 발달 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정성과 마음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고일권 만나 대표는 "장애인, 노약자, 학생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농업 활동에 참여해 신체적,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소속감을 느끼는 것을 사회적 농업이라고 한다"면서 "사회적 농업은 치유의 기능과 교육적 가치, 그리고 이웃사랑이라는 사회 참여가 어우러진 활동"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사회적 농업에 참가하는 학교나 단체를 늘려 지역사회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사회적 농업을 통해 이웃사랑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장 김치를 전달받은 손수경 옥구읍장은 "학생들이 정성껏 키우고 만든 김장 김치를 받으니 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며 "이번 활동은 농업과 나눔, 그리고 교육이 결합한 모범 사례로, 학생들의 활동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텃밭에서 농사짓는 학생들 [농업회사법인 만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