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200개교 선정 소프트웨어 교육 박차…2018년 중학교 의무교육 목표 

“청소를 도와주는 로봇을 만들래요.”, “달에 집을 만들고 싶어요!”, “순간이동을 하고 싶어요!”

어렸을 적 나만의 발명품을 만들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에디슨 같은 발명가들의 위인전을 읽으며 말도 안되는 발명품들을 상상하곤 했다. 그러나 정말로 말도 안되는 상상들이었을까? 실제로 청소를 도와주는 로봇은 ‘로봇 청소기’로, 순간이동은 연구 중이며,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달에서 살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들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앞서 말한 로봇 청소기는 컴퓨터로 코딩이 되어 있으며, 순간이동 연구도 마찬가지로 컴퓨터가 데이터를 처리한다. 달에 살기 위한 실험도 컴퓨터로 이뤄진다. 앞으로 대부분의 발명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필수로 이용해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미래의 발명가들은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의 에디슨을 만들기 위해 지난 3월 ‘소프트웨어 리딩 스쿨(SW Leading School)’ 사업 운영학교 200개교를 선정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의 발명가들을 만나보기 위해 지난 5월 12일, 제물포중학교를 방문했다. 제물포중학교 담당 선생님인 조수연 선생님은 지난해에도 이 사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를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오픈소스 하드웨어인 아두이노를 다루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제물포 중학교 조수연 선생님.

  
교실 뒤편에서 수업을 들어보니 “이 발광다이오드에서 +극은 긴 다리지?” “빨간색이 무슨 극이라고 했지?” 등 학생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인 아두이노로 발광다이오드 불빛을 제어하는 법을 배우는 수업이었다.

아두이노는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내장한 기기 제어용 기판으로 컴퓨터 메인보드의 단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이 기판에 다양한 센서나 부품 등의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컴퓨터와 연결해 소프트웨어를 로드하면 동작을 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용어에는 영어가 많이 나오게 마련인데 어릴 때부터 영어에 많이 접해본 탓인지 배우는 데 어려움은 없어보였다. 그러나 칠판만을 이용해 지식만 전수하는 수업들과는 다르게 학생들의 코드를 일일이 확인해줘야 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것 같았다.

자신의 코딩이 잘 되지 않자 흥미를 잃어 수업시간 내내 떠드는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열의가 있는 학생들도 많았다. 발광다이오드 한 개의 불빛을 제어하는 데 성공한 후, 선생님이 시키지도 않은 발광다이오드 여러 개 연결하기에 도전하는 학생도 있었다.

선생님과 함께한 미션 성공 후 수치를 바꿔가며 다른 미션을 수행하는 학생들

  
필자는 아두이노에 대해 배운 적이 있어 일찍 끝낸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며 친해질 수 있었다. 윤동빈 학생은 오늘 교육에 대해 “이런 교육은 처음이다. LED를 껐다 켰다 하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흥미롭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만들고 싶은 건 있지만 더 배운 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선하 학생은 소프트웨어 교육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할만하다. 영어 용어가 어렵진 않다. 컴퓨터에 관심이 있어서 왔다.”고 답했다. 김준형 학생은 “잘 모르겠지만 재미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었고 쉽게 이해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자신이 만든 아두이노 기판 위 다이오드에 불빛이 들어오자 다들 재미있어했다.

수업 종료 후 조수연 선생님과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해 깊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물어보자 “지난해에는 교과가 없었다. 올해에는 교과가 생겨서 지금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이론을 배운다. 오늘 수업은 동아리 활동이라 실습 위주로 진행했다. 정규수업 때 배운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더 수월한 수업이 됐다.”라고 답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자 조수연 선생님은 “대부분의 교구들이 흥미를 유발하는 것들이 많다.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게 전부일 수는 없다. 기본적인 지식과 알고리즘 같은 것을 알아야 한다.”고 답하며 정규교과의 역할을 강조했다.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교구 중 하나인 레고를 이용한 작품

“소프트웨어 교육은 원리를 알 수 있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학생들이 보고 따라하는 교육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자기가 뭔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교육이 추구하는 바는 단순 따라쟁이가 아닌 발명가를 만들기 위한 교육임을 말했다.

스마트폰, 노트북, 패드를 넘어서서 이제는 스마트 워치, 스마트홈 등 컴퓨터는 우리의 삶에 더욱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이제는 외관인 하드웨어보다 컴퓨터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수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영국과 미국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중학교 소프트웨어 의무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 사업 ‘소프트웨어 리딩스쿨(SW Leading School)’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발명의 날 50주년이다. 처음 발명의 날이 제정되었을 때와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이 미래의 발명 꿈나무임은 변치 않았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오늘 만난 발명 꿈나무들이 미래의 훌륭한 발명가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공감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