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수석 안주선 소위
美시민권 포기 후 입교 친형따라 공군 꿈 키워
형은 차석·동생은 수석 “형은 나의 영원한 멘토”
안주선 소위. [사진 = 안주선 소위]“미국 시민권 포기는 제게 전혀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제 조국이 한국인걸요”.
지난 12일 공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한 안주선 소위(73기)는 13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어디서 태어났느냐’보다 ‘어디를 위해 살아갈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안 소위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2021년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한 뒤 최우수 종합성적으로 졸업하며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생 때 귀국해 한국의 정규 교육 과정을 밟았다.
안 소위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조국이 미국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할 때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걱정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고도 했다.
‘전투조종사’라는 꿈은 친형을 보며 꾸게 됐다. 안 소위의 형인 안상규 대위(진)는 공사 70기로 현재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F-16 전투조종사로 복무하고 있다. 안 소위는 “생도가 된 형의 변화, 형의 군 복무 모습을 보면서 나도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2일 공군사관생도 73기 졸업식에서 안주선 소위(오른쪽)가 친형인 공사 70기 안상규 대위(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안주선 소위]“공사 입교 직후 한 달 동안 기본 교육을 받는데, 워낙 엄격해서 눈도 돌리면 안된다. 훈련 담당 선배가 ‘엎드려’라고 말해서 지체 없이 엎드렸다. 이후 ‘이게 너와 나의 눈높이다’라는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공군사관학교에서 두 형제의 첫 만남이다. 안 소위에게 형은 든든한 멘토다. 그는 “형과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한다.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하고 진로 상담도 받는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선배”라고 말했다.
형은 경쟁자이자 목표이기도 하다. 안 소위는 “형은 차석으로 졸업했는데, 그때 ‘나는 수석으로 졸업하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영원한 라이벌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정하기 싫지만 형은 제 ‘롤모델’”이라며 웃었다.
형제가 나란히 공사 수석, 차석 졸업생인 만큼 부모님의 자부심도 상당할 터. 안 소위에 따르면 그러나 부모님은 ‘겸손’을 당부했다. 안 소위는 “자녀가 모두 군인인 데 대해 부모님은 자랑스러워 하시면서도 걱정도 하신다”며 “특히 ‘언제나 자만하지 말고 항상 낮은 자세로 배움을 멈추지 말라’는 말씀을 새기고 있다”고 했다.
안 소위의 꿈은 생각보다 소박했다. 동료들로부터 ‘확신’을 받는 전투조종사가 되는 일. 그는 “전투조종사는 단순 비행 실력뿐 아니라 팀워크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작전에 함께 투입됐을 때 동료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안심과 확신을 주는 조종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좌우명은 ‘청춘을 영화처럼’이다. 안 소위는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치는 것보다 영화 같은 일이 있겠느냐”며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치겠다는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누구보다 치열하고 헌신적으로 우리 하늘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