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육상4관왕 이유미씨 | news | 2009-10-05 |
100ｍ, 200ｍ, 400ｍ, 10㎞ 마라톤 우승
"장애인 선수들에 관심과 지원 절실"
지난달 하순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제2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한 여성 선수가 육상 4종목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휠체어 육상 100ｍ, 200ｍ, 400ｍ, 10㎞ 단축마라톤에서 우승한 북부휠체어마라톤팀 이유미(29.여) 선수가 주인공.
이 선수는 10살 때 아버지가 일하는 공장에 놀러갔다가 사고를 당해 양쪽 다리를 잃고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 됐다.
그는 2002년부터 장애인 펜싱선수로 활동하며 2006년 말레이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국내ㆍ외 대회에서 수십 차례 메달을 휩쓸며 이름을 날렸지만 원래 하고 싶었던 운동은 육상이었다.
여자가 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펜싱을 시작했던 이 선수는 2007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하프 코스에 참가해 완주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육상에 뛰어들었다.
아직 주종목이 없다는 그는 1일 "여러 종목에 도전하고 있고 이번 대회에서 참가한 네 종목 모두 우승이란 결과를 얻었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건 200ｍ"라고 했다.
스타트가 늦어도 만회할 기회가 있고 여유가 있어 앞으로 더 잘 해 보고 싶은 종목이라는 것.
그는 육상의 매력에 대해 "두 팔로 휠체어 바퀴를 돌리면서 먼 거리를 달리는 게 힘들지만, 달리기 할 때면 일상생활의 고민이 잠시나마 해결되는 기분이다. 두 팔로 휠체어를 밀어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평소 의정부 복지관 주변 도로에서 마라톤을 훈련하는 이 선수는 지원과 관심이 없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1천만원이 넘는 경기용 휠체어와 개당 10만원이 넘는 타이어 등 모든 장비는 자비로 마련했다. 코치도 따로 없어 선수들끼리 돌아가면서 운동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 선수는 "일하면서 운동할 수 없어 결국 운동을 포기하고 마는 장애인 육상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이 몸도 불편한데 운동을 하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국제 대회도 자비로 나가는 상황인데 관심과 지원이 있으면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선수는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선수 생활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남편을 꼽았다. 그는 "선수이기 전에 주부인데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나를 이해해주는 남편이 참 고맙고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해 아쉬움과 후회가 크다는 이 선수는 "다음 목표는 아시안게임이다. 방심하지 않고 실력을 갈고 닦아 국제대회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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