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입양딸 하버드大 보낸 '유대인 공부법' | news | 2013-03-20 |
"아이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유대인 교육의 핵심입니다. 정답을 강요하지 말고 스스럼없이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창의적 사고의 출발입니다." '공부하는 유대인' 책 출간을 앞두고 방한한 힐 마골린 씨(62)를 지난 17일 인터뷰했다.
미국 덴버에서 변호사이자 민간분쟁 중재인으로 일하는 마골린 씨는 한국인 아이 둘을 입양해 유대식 교육으로 딸 릴리를 하버드대에 입학시키고 구글에 입사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딸 릴리가 '멋진 선생님'이라고 자랑스러워할 만큼 그의 교육법은 입소문이 났다. 지인들이 다루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그에게 맡겨 개인교사로 봐주기 시작한 것만 벌써 18년째다. 그의 제자 중에는 MIT 천체물리학 박사도 있다.
마골린 씨는 사우스웨스트대 로스쿨에 다니던 1979년 호지킨병(림프종)에 걸려 방사선 치료를 받는 등 2년간 투병생활을 해야 했다. 부부는 아이를 갖지 못하자 입양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1984년 생후 4개월의 한국 남자아이 벤을 입양했고 5년 후 미혼모의 딸 릴리를 맞았다.
그는 "아이들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라는 점에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다"며 "뿌리가 없다면 미국에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캠프에 참여시키는 등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아이들이 철들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저녁식사 때 유대인 역사를 설명하거나 안식일 때 유대교회당에 함께 가는 등 유대인 의식에 참여시켰다.
마골린 씨는 "경제신문 기자였던 내 아버지도 매일 저녁 가족과 함께 식사했다. 텔레비전이나 전화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거나 부모님 말씀을 경청했다. 물론 아버지는 1시간가량 식사 후 대부분 다시 일하러 나가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특히 사춘기를 겪는 아들을 둔 아버지는 스포츠나 연극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버지가 너무 바쁘다면 대체할 사람이라도 찾아야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쯤은 정기적으로 온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골린 씨는 "딸 릴리는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다 못해 공부를 너무 하려고 해서 자제시켜야 했지만, 장애가 있는 아들은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이마다 발달 단계가 달라 성취 결과도 다르지만, 세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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