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국가대표에 작은 도움 줘 뿌듯" | news | 2013-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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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올림픽선수단에 또 통큰 기부
ㆍ난치병 환자 등 200여곳에 2008년부터 15억원 ‘쾌척’도
농산물 경매 회사인 한국청과 사장 박상헌씨(47·사진)는 25일 아침 기쁜 마음으로 눈을 떴다. 자신의 47번째 생일인 데다 다음날 뉴질랜드로 가족을 만나러 갈 생각이 떠올라서다. 그는 5년째 ‘기러기 아빠’로 지내고 있다. 또 기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이번 주말 불가리아에서 시작되는 농아인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열심히 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작은 도움을 줬다는 뿌듯함이다.
박씨는 장애인 체육계에 남몰래 ‘통 큰’ 기부를 해왔다. 이번 농아인 올림픽 대표팀에도 2000만원을 내놨다. 이번에 선수단을 지원한 곳은 모두 4곳. 그중 박씨의 기부액수가 가장 많다. 박씨는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단에 현금 5000만원과 과일 등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런던 패럴림픽 대표팀을 위해 5000만원을 또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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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에서 25일 만난 박씨는 “그들도 당당한 국가대표다. 그리고 비장애인 대표선수들보다 주변의 도움이 더 필요한 사람들”이라며 “당연히 도와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박씨의 기부가 스포츠 분야나 장애인에 국한된 건 아니다. 2008년 어느 TV 프로그램을 본 뒤 기부를 시작했다. 미국의 시각장애인 부부가 한국 장애아 4명을 입양해 키운다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한국인도 못하는 걸 장애를 가진 미국인이 하는 걸 보고는 내가 너무 창피했다”면서 “내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어 3000만원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 후 박씨는 저소득층, 난치병 어린이 환자 등을 위해서 뭉칫돈을 기부했고 2008년에는 성폭행 피해 아동을 돕는 데에도 3000만원을 전달했다. 그는 현재 200여곳에 정기적으로 크고 작은 후원을 하고 있다. 2008년부터 쌓인 기부액수가 15억원에 이를 정도다. 박씨는 “내가 조금 더 갖고 있는 것을 덜어서, 그게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에게 줬을 뿐”이라며 “사실 몸과 시간으로 하는 기부가 어렵지 돈으로 하는 기부는 가장 쉬운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기부할 때 3가지 원칙이 있다”고 전했다. “기부받는 사람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는 방식으로 기부할 것, 외부 압력이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서 자발적으로 할 것, 기부하고 나서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기부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기부한 뒤 얻는 마음의 기쁨과 평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국가대표들이 편안하게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전세기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과 함께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남아 있는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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