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교대역 흉기난동 20대 남성을 제압한 용감한 시민들이 표창장과 포상금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변재성씨, 송현명씨, 이동철씨, 오주희씨, 조경환씨. 2016.6.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 서초서, 법원 직원 4명·시민에 표창장 수여
법원 직원들 "앞으로도 신뢰받는 공무원 되겠다"

경찰이 지난 27일 밤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제압에 큰 공을 세운 시민 5명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9일 오전 회의실에서 수여식을 열고 우철문 서장이 대법원 법원행정처 소속 송현명씨(30) 오주희씨(29) 변재성씨(26)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이동철씨(29) 시민 조경환씨(31) 등 5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신고보상금을 지급했다.

27일 오후 9시25분쯤 지하철 교대역 8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최모씨가 행인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당시 송씨 등이 경찰 출동 전에 재빨리 피의자 최씨를 제압한 덕분에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당일 법원 동기·후배 등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던 중 큰 일을 당할 뻔했다. 최씨가 먼저 오씨를 뒤에서 공격했지만 오씨가 피해 뒷목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일행이 공격당하자 함께 있던 송씨와 변씨, 이씨 등이 함께 최씨 제압에 나섰다. 대치 끝에 이씨가 최씨의 허리를 잡고 넘어뜨렸고, 칼을 빼앗으려다 칼날에 손을 다쳤다.

함께 있던 대법원 인사운영실 소속 고경진씨가 칼을 빼앗았고, 길 건너편에 있던 시민 조씨가 신호가 바뀐 뒤 이들과 힘을 합쳐 최씨를 완전히 제압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최씨를 넘겼다.

오씨는 "뒤에서 덮쳐서 경황이 없었다"며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런 상황이 흔한 것은 아니니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괴한이 흉기를 들고 동료를 습격했고, 나머지 동료들에게도 흉기를 가지고 심각하게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어서 동료와 시민을 구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들과 힘을 합쳐 최씨를 제압한 시민 조씨는 의경 출신으로 체포술을 익힌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체대 출신이어서 다양한 운동을 했고 의경 출신으로 체포술대회에도 나갔었다"며 "법원 직원분들께서 이미 거의 최씨를 제압한 상황이었다. 길 건너편에 있었는데 신호에 걸려있어서 빨리 도움을 드리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했다.

표창장을 받은 뒤 이들은 당연한 일을 한 것이었다며 하나같이 부끄러워했다.

시민 조씨는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큰 피해자가 나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 표창장을 받게 되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씨는 "동료 사이에서는 가장 형이었고 그 상황에 맞게 행동하려고 했다"며 "다들 크게 안 다치고 결과적으로는 잘 마무리가 되어서 좋다. 저희만 한 게 아니고 시민분까지 합세해서 좋은 결과를 이뤘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씨는 "표창장을 주셔서 너무 부끄럽다"며 "많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고 동료들도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법원 공무원으로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변씨는 "상을 받고 나니 감사함을 느끼는 한편 공무원으로서 사명감도 갖게 된다"며 "일터에서도 신뢰받는 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오씨는 "언론에서 공무원 등에 대해 좋지 않은 기사도 많이 나고 하는데 이번에 저희의 행동이 법원 뿐 아니라 공무원에 대해서도 좋은 인상으로 남길 바란다"며 "신뢰받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