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청소년 30여 명이 1일 오전 9시 YWCA 강당에서 출정식을 갖고 5일 간의 평화통일기행 여정에 나섰다. 조소희 기자

남북한 청소년들이 함께 대한민국 역사를 배우고 국토를 느끼는 여행에 나선다.

창간 70주년을 맞은 부산일보와 창립 70주년을 맞은 부산 YWCA는 공동으로 '평화와 통일을 향한 100년'을 주제로 평화·통일 기행을 진행한다. 1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이번 평화·통일 기행에는 부산 한바다 중학교 학생들과 새터민 청소년 30여 명이 다 함께 어울려 파주부터 제주까지의 여행에 함께하게 된다. 이날 발대식에는 부산 YWCA 새터민 지원센터의 김관숙 전 이사장과 부산항만공사 우예종 사장이 참석해 청소년들의 여정을 응원했다.

본사-부산YWCA 공동기획
평화·통일 기행 발대식
5일까지 파주~제주 순례
"근·현대사 함께 이해 의미"

그동안 새터민 지원 사업은 주로 새터민만 '따로' 분리해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남한 청소년들과 새터민 자녀들이 처음으로 한데 어울려 파주에서 제주까지 국토 곳곳을 이동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날 평화·통일 기행에 참가한 한빛(15·여) 양은 "새터민 친구들이 우리와 다른 친구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 방에서 함께 어울려 재밌게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발대식에 참가한 한 새터민 학생은 "북한, 통일 등을 이야기할 때 우리끼리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연령대 친구들이 많이 섞여 있어서 재밌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여행에 참가하는 아들 김선군(16) 군을 배웅하러 온 이복희(43) 씨는 "아들이 여름 감기에 걸려 걱정된다"면서도 "(내가) 평소에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도 아들이 흘려 듣곤 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서 통일에 대한 꿈을 가지고 포부를 가지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함경도에서 남한으로 건너와 부산에 정착한 장향란(43·여) 씨는 연신 배어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나도 남한에 온 후에 임진각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었다"며 "그 때의 뭉클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씨는 "아이들이 내 고향을 가까이서 느끼고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행에는 청소년 30여 명과 부산 지역 대학생 5명이 멘토와 멘티로 짝을 이룬다. 이번 기행에 대학생 멘토로 참가한 이아란(21·여) 씨는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청소년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조를 편성했다.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들게 하는 걸 가장 중심에 두겠다"고 말했다.

1일 부산에서 출발한 청소년들은 파주에 도착해 한국 근현대 박물관을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다음날엔 임진각과 DMZ 영상관 , 도라산역 등을 방문하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이해하고 전쟁의 참상을 보고 느끼게 된다. 오는 3일에는 제주도로 이동해 전쟁역사평화박물관을 방문한 뒤 한라산을 등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