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리조트 사고 유족 고계석씨, 바누아투에 딸 이름 딴 유치원 세워

지난 7월 중순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에선 '혜륜유치원'이라는 국립 유치원 개원식이 열렸다. 현대중공업 조선품질경영 2부에서 근무하는 고계석(51) 과장의 둘째 딸 이름을 땄다.

고계석(왼쪽에서 둘째) 현대중공업 과장이 2013년 한 선교 행사에 참석해 찍은 가족사진. 오른쪽 끝이 2014년 2월 사고로 세상을 떠난 둘째 딸 혜륜양이다. /현대중공업

고 과장은 2014년 2월 경주 코오롱 마우나리조트에서 발생한 강당 붕괴 사고로 부산외국어대에 입학 예정이던 둘째 딸 혜륜양을 잃었다. 선교사가 돼 평생을 봉사하면서 살겠다던 둘째 딸이 떠난 뒤 한동안 마음을 잡지 못했지만, 이내 딸의 꿈을 대신 실현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고 과장은 유족 보상금으로 받은 6억원 가운데 4억원으로 바누아투에 어린이를 위한 유치원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덕분에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인 바누아투에서 총 5개 교실에 1개 사무실을 갖춘 2층짜리 국립 유치원이 들어설 수 있었다. 이 유치원 건물의 나머지 교실은 앞으로 초·중·고교 교실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그는 바누아투를 여러 차례 오가며 마무리 공사에도 참여하는 등 유치원 개원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과장은 또 나머지 유족 보상금 2억원으로 부산외국어대에 소망장학회를 설립,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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