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칠성 경위와 명희(안산=연합뉴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 수사과 직원들이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박명희(10·가명) 양을 3년째 남몰래 돕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유칠성 경위가 명희와 함께 놀아주는 모습.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 연합뉴스]

안산상록서 수사과 직원들, 기초생활수급 가정 3년째 지원

"저에겐 경찰관 삼촌, 이모가 46명이나 있답니다."

2013년 추석, 명절 불우이웃 돕기에 나서려던 경기 안산상록경찰서 수사과 소속 유칠성 경위는 한 주민자치센터로부터 기초생활수급 가정에서 사는 박명희(10·가명)양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됐다.

7년 전, 사업에 실패한 명희의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그때 받은 충격으로 정신장애를 앓게 돼 병원에 격리됐다.

할머니·할아버지도 빚을 떠안을 처지가 되자 연락을 끊어 버렸고, 명희는 양육시설에 맡겨질 위기에 몰렸다.

당시 명희에게 손 내민 사람은 연로한 나이에 변변한 수입조차 없는 증조할머니(87)뿐이었다.

명희의 증조할머니는 시에서 지원한 임대주택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오면서 몸져누운 남편의 뒷바라지까지 하는 상황에서도 명희를 성심껏 키웠다.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경찰관과 명희(안산=연합뉴스) 유칠성 경위(왼쪽)가 명희를 무릎에 앉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 연합뉴스]

유 경위는 이런 딱한 사정을 안산상록서 수사과 동료들에게 알려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명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석 달을 이어오던 성금 전달은 3년이 지난 올해 추석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유 경위 등 46명은 한 사람당 3천 원, 5천 원씩 모금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3∼4명이 짝을 이뤄 명희의 집을 방문한다.

이들은 먹거리와 옷가지, 생필품과 학용품을 사들고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8일에도 갈비와 과일 등을 준비해 명절인사를 건네고 따뜻한 정을 나눴다.

부끄럼 많던 명희는 3년째 만난 46명의 경찰관 '삼촌·이모'들과 이제는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가 됐다.

유 경위는 "추석을 맞이해 관내 불우이웃을 돕자던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3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매달 마지막 날이 되면 직원들과 함께 명희의 집을 방문해서 안부를 묻는다"고 말했다.

이어 "명희는 경찰관들을 '삼촌'이라고 부르며 잘 따르고 있다"며 "명희는 공부 열심히 하기, 할머니 말씀 잘듣기, 할머니께 매일 30분 안마해드리기 등 3가지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안산상록서 수사과와 명희의 아름다운 인연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페이스북(facebook.com/gyeonggipol)에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