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시 주최 ‘2017 가정의 달 기념 유공자 표창 수여식’에서 ‘모범가정’ 표창을 받은

유영근(뒷줄 왼쪽)·이은경(〃오른쪽) 씨 가족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영근 씨 제공

10년째 매주말 온가족 봉사

‘모범가정’ 선정된 유영근씨

“봉사활동 가는 날은 우리 가족이 소풍 가는 날입니다.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가족이 함께할 수 있다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지요. 장모님이나 딸들도 ‘보람 있었다’ ‘즐거웠다’고 얘기하면서 한 가지 주제에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으니 오히려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는 일인 거죠.”

지난 13일 서울시가 주최한 ‘2017 가정의 달 기념 유공자 표창 수여식’에서 한 가족 3대가 각종 봉사활동을 펼쳐 ‘모범가정’으로 선정된 유영근(54)·이은경(50) 씨 부부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을 ‘가족 간 유대 강화의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어린이집을 함께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칠순의 장모, 채빈(25·이화여대 대학원)·상희(19·서울예고 3)·초원(12) 양 등 세 딸과 함께 매주 다문화가족이나 홀몸 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된 가족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다. 이들 가족이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건 둘째 딸 상희 씨가 초등학생이었을 당시 구청에서 같이 봉사활동을 할 가족을 찾는다는 가정통신문을 가져온 게 계기가 돼 벌써 10년째를 맞았다. 장모와 세 딸 모두가 처음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들은 주로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구청과 다니는 교회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유 씨는 “요즈음은 다문화가족을 대하면서 가슴 아픈 얘기를 들을 때 절로 눈물이 난다”며 “낯선 땅에서 피해의식과 자격지심이 있는 그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마음(진심)을 다하는 수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천호동에 사는 한 여중생과 결연을 맺은 뒤 한 달에 한 번 찾아가 얘기도 나누고 우리 집에 초청해 밥도 같이 먹고 했는데, 벌써 어엿한 성년이 돼 대견스럽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유 씨는 그러나 “다문화가족과도 결연을 맺어 더 잘할 수 있도록 제안을 해 놓았는데 아직 대답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셋째 딸 초원 양은 “아빠, 엄마가 바빠서 함께할 시간이 많이 없는데, 봉사활동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아빠, 엄마, 언니들과 함께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 전했다.

유 씨는 ‘언제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가족이 행복해지는 일인데 어떻게 그만둘 수가 있겠느냐”면서 “상투적인 말 같지만, 체력이 닿는 데까지 가족 중 빠지는 사람 없이 끝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