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둥지 떠날때까지 차량운행 안할 것"

31일 오후 강원 화천군 하남면 삼화리 한 주택가에 세워둔 자동차 앞바퀴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텃새인 딱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다. 차주는 이를 목격하고 한달여 차량 운행을 중지하고 있다.2018.7.31/뉴스1 © News1 홍성우 기자 

대표적인 텃새인 딱새가 자동차 바퀴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딱새는 주로 처마 밑이나 나무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기르지만 자동차 바퀴에 둥지를 튼 것은 이례적이다.

31일 강원 화천군 하남면의 한 시골마을. 주차된 차량 왼쪽 앞바퀴 윗면에 지어진 둥지 안에서 딱새 새끼 4마리가 밥을 달라며 입을 크게 벌리고 "짹짹"거리고 있었다.

알에서 부화한지 2주가량 지난 새끼들은 이제 막 솜털이 나기 시작한 듯 보였다.

머리를 몸에 파묻고 있다가도 주변 새소리가 나면 먹이 구하러 나간 어미가 온줄 착각하고 또 다시 입을 크게 벌리며 밥 달라고 졸랐다.

31일 오후 강원 화천군 하남면 삼화리 한 주택가에 세워둔 자동차 앞바퀴에 우리나라의 대표적 텃새인 딱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다. 차주는 이를 목격하고 한달여 차량 운행을 중지하고 있다.2018.07.31/뉴스1 © News1 홍성우 기자
35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서도 나뭇가지와 풀 등으로 만든 둥지는 해가 잘 들지 않고 그늘로 가려져 있었다.

딱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기 시작한 것은 7월초쯤. 차 주인인 이도영씨(58)가 차를 운행하려다 둥지를 발견했다.

그는 생명체를 함부로 대할 수 없어 차량 운행을 포기했다.

이씨는 “차량 운행을 멈춘 지 약 한달쯤 되어 가지만 이렇게 커가는 새끼들이 신비스럽다”면서 “모두 건강하게 커서 안전하게 둥지를 떠날때까지 차량운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