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감자 열풍으로 뒤덮은 사람 “감자합니다”<감사합니다> news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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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청 '막내비서' 황푸름 주무관

“감자합니다!(감사합니다!)” 최근 보름간 인터넷을 가장 뜨겁게 달군 식자재는 단연 `강원도 감자'다. 사실 색다를 것도 없고 강원도에서는 일상과 같은 감자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게 된 것은 SNS를 통해 파격 특판에 나선 최문순 지사와 강원도청 농정국, 비서실, 대변인실 공무원들의 공이 컸다. 특히 최 지사와 함께 SNS에 등장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2030 젊은 감성을 자극한 `막내비서' 황푸름(30) 주무관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연일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는 황 비서를 만나 강원도 감자 완판 스토리를 들어봤다.

젊은층 코드 맞춘 감성 키워드로 인터넷 달궈
판매 개시 1분만에 매진 열풍 일등공신 떠올라

원주 GTI박람회서 리포터 방송 후 '말발' 인정
대본 없는 진행에 광고계 경력·전공 오해도
"어서 배송하고 이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죠"


#포켓팅, PTS, 신조어 제조기

지난 11일 판매 개시 이후 특판이 끝난 24일까지 매일 판매개시 1~2분 만에 매진됐다는 `강원도 감자 열풍'의 배경은 10㎏에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할인외에도 SNS 특성을 활용한 감성홍보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화제성과 휘발성이 강한 SNS의 특성과 젊은층에 코드를 맞춘 톡톡 튀는 키워드들이 강원도 감자를 올봄 최고의 트렌드로 만든 것이다. 이 지점에서 막내비서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휘했다. 포켓팅(포테이토+티켓팅·감자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는 의미)을 하자고 한 것. 방탄소년단(BTS) 만큼 인기가 좋은 `PTS(Potatos)', `핵감자, 핵사랑'이라는 입에 착착 감기는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황 비서가 아이디어를 낸 키워드들이다.

SNS에 게재할 감자 특판전 촬영 당시 황 비서가 “감자합니다!(감사합니다)”라는 즉흥적인 말을 만들어내자 최문순 지사 역시 재밌다며 따라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화제가 된 막내비서라는 호칭도 황 비서가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의 채널명이다. 황 비서는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 쓰는 표현을 활용했을 뿐인데 반응이 좋아 아이디어가 더 샘솟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감자 전도사가 되기까지

황 비서는 춘천에서 대학까지 마친 춘천 토박이다. 외가가 평창군 진부면이라 어릴 적부터 농촌에 익숙했고 감자밭에서 놀기도 했지만 감자를 비롯해 농사를 지어본 적은 없다. 감자 특판 이벤트를 기획한 이후 `강원도 감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커졌다.

코로나19 이후 개학 연기로 급식 납품이 중단되고 경기침체로 감자탕집을 비롯한 주요 소비처가 위축되면서 강원도 재고감자 문제가 심각해졌다. 다음달 남부지역부터 봄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강원도 재고 감자는 모두 폐기해야할 처지였다. 이에 최문순 지사와 강원도청 농정국, 황 비서를 비롯한 비서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짜 내 감자특판전을 기획했다.

최문순 지사가 11일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감자농가에 힘을 보태기 위해 고랭지감자 10㎏들이 한 상자를 택배비 포함 5,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자 전국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일일 판매량이 판매 개시 1분 만에 품절되거나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는 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황 비서는 최 지사의 SNS 게시글을 공유해 주변에 알리고 톡톡 튀는 재치와 멘트 등으로 홍보를 도우면서 단연 일등공신이 됐다. 이후 감자 전도사로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황 비서는 이제 집에서도 에어프라이어로 감자를 쪄 끼니를 때울 정도로 감자 애호가가 됐다.

천부적 말발(?)

황 비서는 SNS 단문 메시지 만으로 감자 매진 열풍을 일으킨 만큼 광고계에서 일을 했거나 최소한 관련 전공을 했을 것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2018년 공무원이 된 이후 비서실 본연의 업무에만 열중해온 평범한 공무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원주 GTI박람회에서 우연히 강원도 공식 SNS 채널에 출연해 일일 리포터를 맡은 이후 고정 출연진이 됐다. 당시 대본도 없이 2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혼자 진행하면서 천부적인 말발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만 젊은 세대답게 평소 SNS를 잘 활용하고 관심이 많았던 점이 이번 특판행사 대성공에 밑바탕이 됐다. 평소에도 취미 삼아 비서실의 일상을 브이로그(Vlog·평범한 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 제작해 올리는 개인 유튜브 계정 `막내비서'를 운영 중이다. 60여명의 지인만이 구독한 이 채널은 감자 특판전의 히트 이후 구독자가 3배 이상 늘어 200여명을 돌파했다.

감자 좀 구해주세요

황 비서는 포켓팅이 전국적인 유행이 되면서 SNSDM(비공개 메시지)이나 주변의 전화를 받곤 한다. 감자 좀 구해달라는 민원(?) 또는 강원도 감자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항의(?) 등이다. 일가 친인척은 물론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와 지인들에게서도 `이제는 전국구'라는 연락이 쏟아진다. 든든한 격려이지만 부담감도 드는 게 사실이다.

황 비서는 “주문이 폭주하다 보니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에 비해 감자를 준비하고 배송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서 죄송한 마음도 든다”며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어서 감자를 모두 배송하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픈 마음도 가끔 든다”고 말했다. 다만 SNS를 통한 강원도와 도정 홍보에 대해서는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한다. 그는 “SNS 출연 등이 힘들기는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며 “많은 분이 과분한 칭찬을 해주셔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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