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 생긴 30억 수술실, 70대 부부의 선물이었다 news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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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전 주 OECD 대사(왼쪽)와 부인 정재은씨,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사진 서울대병원
이경태 전 주 OECD 대사(왼쪽)와 부인 정재은씨,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사진 서울대병원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2층에선 '하이브리드 수술실' 개소식이 열렸다. 이 수술실은 환자가 이동하지 않고 한 공간에서 고난도 수술이나 정밀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첨단 의료 공간이다.

개소식엔 이경태(77) 전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와 부인 정재은(75)씨가 초대됐다. 수술실은 이 전 대사 부부와 아들 성원·상원 씨가 함께 기부한 병원발전기금 30억원으로 조성됐다. 병원 측은 오는 28일 첫 환자를 받는 이 수술실을 가족 뜻을 기려 '정재은 하이브리드 수술실'이라고 명명했다.

이 전 대사는 22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더 많은 환자가 최첨단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부는 부인 정씨 뜻에서 비롯됐다. 그는 남편에게 "이제 나이도 들었고, 인생을 정리할 때가 됐는데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기부 의사를 밝혔다. 남편과 아들들도 마음을 모았다. 이 전 대사는 "환자 생명을 살리는 병원이야말로 가장 의미 있는 기부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사 부부는 서울대병원에 저소득층 환자를 위한 지원기금 20억원의 기부도 약정했다. 이 전 대사는 "사회에 막 진입한 청년층이 치료비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당초 기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사회에 알려 선한 영향을 주자"는 생각에 공개하기로 했다.

정씨는 "이번 기부가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씨는 한강관광호텔 창업주인 고(故) 정운오 회장의 맏딸이다. 그를 포함한 정 회장의 1남 4녀는 지난 2019년 고려대에 200억원을 기부했다. 아버지가 일군 호텔을 매각한 뒤 상속받은 재산 중 일부였다. "미래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아버지의 유지를 따랐다. 정 회장은 고려대의 전신 보성전문학교 상과를 졸업했다. 정 회장 이름을 딴 '정운오 IT교양관'은 지난달 완공됐다.
 

정재은 씨 가족의 기부로 만든 서울대병원의 '하이브리드 수술실'. 사진 서울대병원
정재은 씨 가족의 기부로 만든 서울대병원의 '하이브리드 수술실'. 사진 서울대병원

 

정씨와 가족들이 서울대병원에 기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 전 대사는 "코로나19와 (의정갈등에 따른) 재정 문제로 수술실 마련이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려운 수술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진다면 보람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약 50평 규모로, 컴퓨터단층촬영(CT)과 혈관조영술, 개복 수술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 최신 의료 영상 장비와 로봇 시스템도 갖췄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고위험 환자에게 비침습적(피부 절개가 없는) 시술과 수술을 연계해 진행할 수 있어 고난도 복합질환에 대한 정밀하고 통합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이 수술실은 안전하고 정교한 치료를 제공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의료진 교육과 연구에도 활용돼 미래 의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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