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 우정선행상 시상식
대상에 대학생 연합 동아리 '키즈유나이티드'
4학년·대학원생까지 20년간 입원환아에 봉사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인 이웅열(가운데)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4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제25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대학생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 ‘키즈유나이티드’의 회장 박세준(오른쪽)씨, 부회장 엄예은씨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대학생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 '키즈유나이티드'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과학기술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박세진(23)씨는 4일 이렇게 말했다.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20년째 병상에 있는 어린이들의 공부를 돕고 정서적으로 힘을 주기 위해 노력해 온 이 동아리를 제25회 우정선행상 대상에 선정하고 이날 시상했다.

이 동아리는 2004년 한 대학생이 서울대병원을 찾아가 입원 중인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면서 시작했다. 처음엔 장기 입원한 아이들에게 미술 치료 위주 수업을 했지만 이제는 여러 학교의 다양한 전공 대학생 51명이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등 다섯 개 병원에서 과학·영어·역사뿐 아니라 코딩·비즈·로봇 등을 가르치고 있다.

특이한 건 구성원의 약 3분의 1이 졸업을 앞둔 4학년이라는 점이다. 한번 시작하면 강한 책임감에 봉사 활동을 꾸준히 실천한다는 것. 박씨는 "취업이나 스펙에 도움이 되지 않아도 꾸준히 봉사하려 한다"며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걸 되돌려 주려는 마음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대학원 진학 후에도 3, 4년 동안 활동하기도 한다. 졸업하면 활동이 끊기는 다른 대학 연합 동아리와 달리 20년 동안 명맥을 이어가는 이유다. 겨울엔 연탄나눔, 여름엔 벽화그리기 봉사 등도 하고 있다.
 

본상에 권영섭· 유수기·다국적 봉사단 플러

4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25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웅열(앞줄 가운데)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수상자, 심사위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오운문화재단은 초등학교 교사 퇴직 후 24년 동안 봉사를 해 온 권영섭씨와 40년 넘게 소외 이웃을 위해 생활 터전까지 나눠 온 유수기씨, 서울역 일대 노숙인들에게 17년 동안 간식과 생활필수품을 전달해 온 다국적 봉사단 플러에게 각각 우정선행상 본상을 줬다. 상을 받고 나서도 선행을 이어가는 수상자에게 2010년부터 주고 있는 특별상은 백광우(제10회 우정선행상 본상 수상)씨에게 돌아갔다.

우정선행상은 고 이동찬 코오롱 선대회장의 호인 '우정(牛汀)'을 따서 2001년 만든 상으로 매년 사회의 모범이 되는 선행·미담 사례를 찾아 상을 주고 있다.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2014년부터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은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해마다 시상식에 나와 수상자를 격려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누군가의 삶을 밝히고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선행으로 우리 사회가 더욱 살맛 나는 세상으로 물들어가고 있다"며 "우정선행상이 따뜻한 선순환의 한 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